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습니다.
그게 아니라는 걸 알고는, 꿈인 줄 알았습니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2002년 전국이 당신의 바람으로 휘몰아친 끝에, 대한민국 건국 이후 가장 많은 유권자들에게서 표를 얻어서 대통령으로 당선될 때까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냥 힘들 거라 생각은 했습니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한국 정치 현실, 사회 현실을 생각해 보니 혼란은 계속될 게 눈에 보였거든요.
개인사 때문에 바빠서 알기 위한 노력을 덜 했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당선된 후 기존의 대통령들과는 다른, 교과서에서나 나오던 대통령 모습을 보이시는 거 보고,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진짜 보석을 몰라 보았다는 것을요.
그래서 그제서야 후회했습니다.
겉멋만 들어서 괜히 기성정당 후보 찍기 싫다고 민노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선택이 얼마나 잘못이었는가 두고두고 후회했습니다.
죄송했습니다.
이 하찮은 표 하나지만, 그래도 노대통령께 보태 드리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남들이 실망했다고 말할 때, 지지했다가 철회했다고 말할 때,
모르다가 지지하게 되었다, 기대이상으로 너무 잘한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했습니다.
계속 성원해 드리지 못하고 개인적 목표를 위해 잠시 떠나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탄핵쿠데타가 터진 날, 울분 때문에 만 하루를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분노에 떨어야 했습니다.
건국 이래 최초로, 정부 운영을 헌법과 법률에 의해서만 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통령이셔서 늘 존경했습니다.
오직 국민만 무서워하고, 섬기신 대통령을 바라볼 수 있어서 늘 행복했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우고, 책에서 나오고, 선진국에서나 보던 그런 대통령을 우리도 갖게 되어서 너무나 기뻤습니다.
2007년 12월 이후, 잘못 뽑아 놓고 속았다고 말하는 자들을 볼 때마다, '왜 내 말 안 듣고 이제와 후회하느냐?'며 원망섞인 타박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재임 중에도 알고 있었지만, 퇴임 이후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이 건국 이래 가장 위대한 선택을 2002년에, 가장 더러운 선택을 2007년말에 했다는 것을 말입니다.
뒤늦게나마 국민들이 그 '진가'를 알아봐 주시는 거 보고, 상처받았던 마음이 다소나마 진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꼭 직접 한번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왜 비단 길, 꽃 길 마다하고 그 힘든 여정을 택했는지...
왜 국민들을 위해, 못난 자갈 밭을 위해 자기 인생을 다 던졌는지...
그리고 그 어려움 속에서도 어떻게 뜻을 지킬 수 있었는지...
탄핵 때는 24시간을 굶었습니다. 분노 때문에 참을 수가 없었거든요...
오늘은 세 끼 다 찾아 먹은 건 물론, 저녁 때는 가족들과 뷔페 식당에서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먹었습니다.
탄핵 때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분노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죽을 때까지 절대로 잊지 않고, 저들과 싸울 생각을 하니, 든든히 먹어둬야 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못다 이루신 꿈...
평생을 다해서 꼭 이루실 수 있도록 저도 제 인생을 걸겠습니다...
저들을 반드시 역사의 법정에 세우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꾸었던 꿈이 이뤄지는 날,
광화문에서 태극기를 흔들면서 만세를 부르겠습니다...
결국 한번도 뵙지 못한 대통령님의 비석 앞에,
소주 한 잔과 담배 한 가치, 올리겠습니다...
하늘에서 꼭 지켜봐 주세요...
당신이 뿌린 참여의 씨앗이 커가는 모습을...
정의를 외치는 사람이 성공하는 한국을...
영면하소서...
당신은 영원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십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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